삼성전자가 테블릿을 생산하는 무선산업부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 진단에 착수해온 것으로 14일 검사됐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데 무선사업부가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삼성 최고경영진 사이에서는 테블릿 산업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며 점유율이 하락하는 데 대해 위기의식을 느낌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실적 삼성전자 핸드폰 사업은 경영 진단
삼성전자가 무선산업부에 대해 경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2012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사업 점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익명을 요구한 삼성 직원은 “프리미엄 핸드폰 라인을 타깃으로 들어간 경영 검사들이다. 애플과 경쟁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S 시리즈가 많이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작년 영업이익 14조4729억원으로 지난해 예비 23.7% 늘었다. 다만 수입이 7.4% 저조해진 92조5878억원에 그쳤다. 무선산업부 수입이 700조원 밑으로 저조해진 것은 2017년 잠시 뒤 처음이다. 삼성은 수입 감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 안쪽에서는 “영업이익은 금액들을 줄이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600조원대 매출이 무너진 것은 프리미엄 핸드폰 판매 부진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때 50%가 넘던 삼성 테블릿의 세계적인 시장 점유율은 전년(19.7%) 처음으로 50%대가 무너졌다. 중저가 시장에서 갤럭시A 시리즈가 선전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는 코로나 사태와 비싼 가격으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21 출시 시기를 예년보다 양 달 앞당겼고, 가격도 94만9500원으로 대폭 낮췄다.
허나 프리미엄폰 시장 흐름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S21은 출시 56일 만에 국내 3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전작 준비 한 달 신속한 기록이지만, 2018년 출시된 S10 시리즈가 43일 만에 400만대를 판매해온 것보다 부진한 실적이다. 전년 출시한 애플 아이폰12 인기가 최대공시지원금 좀처럼 식지 않아 글로벌 판매 역시 고전하고 있다.
삼성 운영진 사이에서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걱정이 높다. 계속 점유율이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디자인부터 카메라 기능까지 모든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경영 검사들을 벌일 계획입니다. 5월 초 경영 진단들이 끝나면, 스마트폰 사업부는 전체적인 쇄신 작업이 예고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하는 4종의 폴더블폰을 갤럭시S 시리즈를 대체하는 프리미엄 라인으로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산업 접는 LG는 철수 난항
해외 협력업체들과의 보상 문제도 큰 골칫거리다. LG전자 스마트폰 협력 업체들은 “최근까지 LG전자를 믿고 시설투자를 했는데, 급박하게 일감이 없어지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상승 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협력사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